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은 크고 작은 다양한 집단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각 집단에는 그 집단을 유지·발전하기 위해 지도자(leader)가 있다. 정의로운 지도자를 둔 집단은 안정적으로 발전하지만, 위선자를 지도자로 둔 집단은 불신과 파벌 싸움으로 쇠퇴하고 멸망함을 역사를 통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은 어떠한가? 국민은 한 지역을 대표해 선출된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그들을 정의로운 정치인으로 보는가, 아니면 사욕과 정권 유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는가? 국민의 여론도 극명하게 갈라져서, 국민 간에 국가 정치를 진솔하게 논하고 평가하기를 금기시하는 상황에 처해 있지는 않은지 심히 우려된다.
한 집단을 리드하는 지도자는 정의로운 사람이라야 한다. 정의로운 사람은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정의(正義·justice)에 근거하여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 사욕을 취하지 않는 사람, 일의 성공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며 추진하는 사람을 뜻한다.
집단 구성원이 바라는 지도자, 훌륭한 지도자, 정의로운 지도자는 어떤 특성과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지를 현재 정치인의 행태를 반추하여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정의로운 지도자의 조건 첫째, 인격(人格)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人格이란 선악을 판단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의지를 결정하고 행동하는 사람의 성품을 뜻한다. 인격자란 이성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악(惡)을 멀리하고 선(善)을 가까이하는 성품을 가진 사람이다. 지도자는 정직하며 사회 규범과 도덕에 어긋남이 없는 인격을 갖춘 인격자라야 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격언이 있다. 이 격언은 중국의 고전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말로서, 자기의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한 사람만이 가정을 다스릴 수 있고, 가정을 다스릴 수 있는 자만이 나라를 다스릴 수 있으며,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자만이 천하를 평화롭게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도자는 인격을 먼저 갖추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정치인 중에 인격을 갖춘 자가 과연 몇이나 될지 걱정스럽다.
둘째, 덕성(德性)을 갖추어야 한다. 덕성이란 어질고 너그러운 성품을 말한다. 어질다는 말은 마음이 너그럽고 착하며 슬기롭고 덕행이 높음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한자로는 인(仁)으로 나타낸다. 인은 공자(公子)의 주된 사상 중 하나이다. 인은 불교의 자비(慈悲·어려운 사람을 사랑하고 가엾게 여김) 사상, 기독교의 박애(博愛·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사랑함) 사상과 유사한 개념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모든 사람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되어야 한다. 내 편 네 편을 가르고, 내 편이 아닌 사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폄하(貶下)하고 배척하는 사람은 비열한 사람으로서 정의로운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셋째, 집단을 위해 헌신할 수 있어야 한다. 정의로운 지도자는 그 집단의 정체성(identity)을 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그 집단의 목적이 무엇인지, 현재 어떤 상황에 있으며 과거는 어떠했는지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집단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위한 대비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어야 하며, 집단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는 기백이 있어야 한다. 현실 유지에 안주하는 사람은 지도자라 할 수 없다. 집단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자는 그 집단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 그런 사람은 집단을 분열하고, 위기에 처하게 하거나 파멸시킬 수 있다.
넷째, 인재를 중용하고, 기회주의자를 멀리해야 한다. 대규모 집단의 지도자는 함께 일할 협력자의 선정에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 업무능력과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서, 헌신적으로 직책을 수행하는 사람을 중용해야 한다. 주변 사람의 친분이나 청탁으로 요직을 지원하는 자는 기회주의자다. 참으로 능력 있고 인격 있는 사람은 스스로 요직을 찾아 나서지 않아도 주변에서 그를 알아본다.
인격과 덕성, 능력을 갖춘 인재를 중용하는 것은 정의로운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훌륭한 인재를 중용하면 모든 일이 다 잘될 수 있음을 뜻한다. 국가에서 요직의 공무원을 임명할 때 인사청문회(人事聽聞會)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 현실엔 학연, 지연, 인맥, 청탁으로 권력을 노리는 기회주의자가 판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다섯째,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어야 한다. 정의로운 지도자는 의사 결정에 있어서 협력자뿐만 아니라 반대하는 사람과도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 사회적 문제는 과학적 문제와 달리, 감정적인 요소가 작용할 수 있어서 지도자의 독단적 판단이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지도자가 자기 판단을 관철하려면 반대자와 충분한 소통을 통해 그들을 설득해야 한다. 설득할 수 없으면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하여 화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반대자가 사리사욕만을 탐닉하여 사사건건 반대하고 투쟁한다면, 집단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지도자의 판단을 관철하면 된다. 이것이 민주주의다.
정의로운 지도자 선출과 구성원의 역할 정의로운 지도자, 훌륭한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해 집단 구성원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한 집단의 지도자는 그를 선출하는 집단 구성원의 능력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선 후보자는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하여 온갖 방법과 수단을 동원한다. 유권자를 찾아 골목골목 다니며 인사하고 공약을 설명하며 안간힘을 다해 지지를 호소한다.
정의롭지 못한 후보는 가능성 없는 공약도 그럴듯하게 설명하며, 반드시 이루겠다고 굳게 약속한다. 그는 인정과 인맥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당선 후 이권을 주겠다는 뒷거래를 하기도 하며, 현금이나 향응으로 유혹하기도 한다.
유권자는 정의로운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해 후보자의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위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정의로운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해 유권자는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공약의 타당성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온갖 유혹에서 벗어나 양심에 따라서 지지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정의로운 지도자, 훌륭한 지도자가 출현하게 된다.
지도자가 선출되면 그가 정의롭게 일할 수 있도록 지켜보며 지원하는 것도 유권자의 몫이고 책임이다.
강옥기 기자 kangokki@silvernetnews.com
출처 : 실버넷뉴스(http://www.silvernetnews.com)
강영만
이런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성숙된 국민(유권자)이 얼마나 될까요?
나부터 정신 똑바로 차리고 훌륭한 지도자를 뽑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아요.